어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by 최걸 posted Sep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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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독일 칼스루헤 대학에 유학 중인 후배에게 전화왔습니다. 대화를 옮기면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A는 저이고, B는 그 후배입니다. 참고로 제 후배는 3D 그래픽 툴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녀석입니다.)
 따르릉~~~

A: 여보세요~
B: 형 저 XX에요. 급하게 형의 도움이 필요해서 전화드렸습니다. 형 혹시 "커피"라고 아시나요?
A: 어. 알지. 마시는 거 아냐? 국제전화해서는 갑자기 왠 커피 타령?
B: 그게 아니구요. 프로그램 언어 중에 "커피"라고 있나요?
A: 프로그램 언어? 비스무리한 게 있긴 한데. 프로그램 언어라기 보다는 시네마4디라는 그래픽툴의 스크립트 언어인데.. 무슨 일로....?
B: 저 요즘 이 학교에서 "커피"도 쓸 줄 모른다고 개무시 당하고 있어요. 이 학교는 학위논문 시작할 때 개념설명을 100% 비주얼하게 컨셉을 설명
    해야하는데 "커피"로 비주얼을 구현해서 프레젠테이션 하더라구요.
A: 아 그래? 신기한 일이네... 너 그럼 나한테 제대로 전화한거야. 국내에는 아직 "커피"라는 스크립트 언어의 존재에 대해 아는 사람들도 극히
    드물테니..  근데 정말 그걸로 해야 된데?
B: 네. 여기는 과학 연구하는 사람들도 "커피"로 다 프로그래밍해요. 그 그래픽 툴 이름이 뭐라 하셨죠?
A: 시네마 포디..
B: 아 예. 그걸 연구에 활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거든요. 아마도 우리나라로 치면 V3나 HWP와 같은 국민소프트웨어인가봐요. 학부생 중에 이
    소프트웨어 못 다루는 학생이 한 명도 없어요. 유럽 대학생들 대부분도 이걸 다 쓸 줄 안다네요. 그러니 이름도 못 들어본 제가 무시당하고 있
     죠. 거의 중고등학생들 장난감 수준이에요
A: 중고등학생들이 쓰기에 꽤 비쌀텐데...
B: 아녜요. 학생용 버젼이 따로 나오구요. 대부분의 학교 컴퓨터실에 다 설치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어요. 제가 다니는 학교 컴퓨터에
     도 안 깔려 있는 컴퓨터가 없는데요.. 저도 이번에 학생용 버젼 구입하려고 해요.
A: 근데 3D 툴 한 번도 안 써봤으면 쉽지는 않을꺼다. 게다가 스크립트 쓰려면 시네마포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한 후에나 가능할 수도 있
    어. 물론 3D 툴 중에는 시네마포디가 가장 배우기는 쉽더라.
B: 저희 지도 교수님께서 한 달 동안 하루 두 세 시간 씩만 투자하면 쓸 수 있다고 하던데요.
A: 그래. 그럼 내일부터 열심히 파 봐. 모르는 거 있으면 형한테 자주 물어보고. 사실 나도 커피 공부하다가 만 지 꽤 되긴 했는데.. 기본적인 것
     은 많이 알려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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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끝나고 나니 왠지 커피 공부 열심히 안 한게 후회되더라구요. 그보다도 독일 대학생들 대부분이 시네마포디를 쓸 줄 안다는 사실에 경악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생이 한글 워드 다루듯이... 한 편으로는 시네마포디를 쓸 줄 안다는게 다행인가 싶기도 하구요.
자국 소프트웨어 장려 차원도 있겠지만 우리도 하루 빨리 국민 3D 툴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마루에서 개발 안 해 주시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