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챙겨가시며 일하세요.

by iloveabba posted Oct 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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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일을 하다보니 야근도 많고 일에만 치이며 살게 되네요.
이전 회사에서는 보통 한달에 2~3일 쉬고 기본 열흘정도는 회사에서 먹고자고 했었죠.
그래도 신입때는 열정 하나 믿고 그렇게 일을 했었는데... 그렇게 1년정도를 살았나요...
계속 무리를 하던 어느날 가슴이 아파오더군요.
왠만한건 그냥 참아서 시간으로 낫게하는 습관이 들어버려서... 괜찮겠지...곧 나아지겠지...했는데 그렇게 나흘정도가 지나도 계속 숨이 가빠지고 이상하길래 회사근처 쬐그만 병원엘 가봤습니다.
청진기 몇번 짚어보더니 천식도 아니고..잘 모르겠다더군요. 큰병원엘 가보는게 좋겠답니다.
그래도 병원에서 걱정스럽게 얘기 안하니까 별거 아닌가보다...

그날 집에오는데 평소 숨쉬던 양의 딱 반밖에 숨이 안들어가더군요. 머리도 계속 아파오고...
참다못해 다음날 근처 대학병원엘 갔더니 엑스레이한번 찍어보자더군요.
20분정도 지났나...의사가 뛰어오더니 " 폐 터졌어요!"
헉...이게 무슨 날벼락인가...엑스레이사진을 보여주는데 왼쪽폐가 쪼그라들어서 주먹만해져 있더군요.
좀 마른분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답니다. 몸이 혹사당하면 입술이 터지듯이 폐도 터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들어갔던 공기가 폐 밖으로 새서 다시 못나오고 계속 가슴에 차게 되는 ...기흉이라더군요.
당장 옆구리에 구멍을 내서 속에 찬 바람을 빼주어야 한답니다.
신기한건 폐가 풍선과 같아서 저절로 펴진다네요.ㅎㅎ
정신차릴 틈도 없이 간단한 마취를 하고 의사가 옆구리에 쇠로된 꼬챙이를 꽂아넣는데,  아픈티도 못내겠고, 느닷없이 당하는 구멍질(?)이 어처구니가 없어서인지 웃음만 나오더군요. 허파에 바람들어가면 웃음이 나온다는게 괜히 나온 소리가 아닌듯...
의사가 낑낑대고 구멍을 뚫으며 '아니 이사람 웃네..허허' 하며 같이 웃더군요.
그날로 옆구리에 호스를 꽂고 병실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병원에 며칠을 누워서...생각을 해보니, 참 뭐 대단한거 한다고 그렇게 혹사를 했을까...이게 뭔가....싶더군요.
그렇게 며칠을 입원했다가 회사로 돌아왔더니...또 산적해 있는 일들...게다가 이제 쉬었으니 일해야지? 라는 분위기...
허허...허허허. 
한 며칠 더 나가다가 관두어 버렸습니다.

어찌어찌 현재의 회사로 오고보니 전 회사에 비하면 천국이더군요.
프로젝트 끝나면 며칠씩 쉬기도 하고, 격주나마 주5일도 지키고...칼퇴근도 하고..
근데 회사의 정책이 그러해도 업종의 특성상 성수기는 어쩔수가 없더군요.
최근 2달정도 정말 힘들게 달려왔네요. 피로에 쩔어었던 어느날 직장인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지방간이라네요.
허허...술도 안좋아하는데 지방간이 뭐야..ㅎㅎ.
게다가 예전에 맹장수술했던데가 좀 이상해서 며칠전 병원엘 갔더니 또 느닷없이 대장내시경을 봐야겠답니다.
내시경이란말에 덜컥 겁이 나서 "아니...그런거 말고 초음파나 엑스레이나 뭐 그런거 없어요?" 물었더니 친절한 미소와 함께 관장약을 건네주더군요.
아....빼도박도 못하고 내일 또 병원행이군요.ㅎ
저녁도 굶고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더니 배고파 죽겠습니다.

결론은....일도 좋고 돈도 좋지만 몸은 챙겨야 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