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대답해줘야 했을까...?

by 카이젤블루 posted Sep 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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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한 집이 참, 나름 괜찮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성주산"이라는, 그리 높지 않은 산자락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단 숲이 지척이라 공기가 비교적 산뜻하다.
6~70 미터 정도만 내려오면, 시내 중동이나, 광명 근처까지 가는 버스 노선이 있고,
500 미터 정도 더 내려가면, 지하철도 다니고 말이지.

 

성주산 바라보고 50 미터 정도 올라갔더니, "펄벅 기념관"이 나오고, 공원 시설을 소규모지만 제법 근사하게 지어놨다.

 

요컨데,
결혼이라도 했으면, 아내와 산책로로는 아주 그만이라는 이야기.

 

독립하면... 옆집에 집을 얻을까...? (먼산...)

 

 

 

오프라인에서 나를 보신 분들은,
내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안다.

 

 

 

조금전에... 해 다 떨어지기 전에 모처럼 산책을 나갔더란다.

 

공원내 정자에 잠시 누웠다가 내려오는데, 근처에 사는 꼬맹이인지,
한 10살 쯤이나 됐을까 싶은 사내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가 나를 보더니,

 

"아저씨, 왜 그렇게 걸어요?"
"...... =_="

 

글쎄, 어두웠는데도 불구하고 그 녀석... 나름 진지한 눈빛이더라.

 

"그게 그렇게 궁금하냐."

 

순간적으로 대답이 궁했던 나는 피식하며 걷다가 저런 대사를 읊어주고, 그냥 지나친거 같은데...
근처 슈퍼에서 컵커피를 사들고 마저 내려오는 길에 또 마주쳤다.

 

아 놔~  이녀석, 또 묻는다.

 

"아저씨~, 왜 그렇게 걸어요~?"

 

요즘 애들... 이래 끈질겼나... -ㅁ-;

 

"있잖냐, 가서 엄마 아빠한테 물어봐라. -_-;"

 

쩝... 내려오면서 계속 생각하기를... 대답이 참 걸작이었군.

 

 

 

글쎄... 과연, 뭐라고 대답해줘야 했을까.

여태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저런 녀석은 또 처음 만난거 같아서 말이지. (기억에 없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저렇게 진지하게 물어오면, 대체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까.

 

장차 모른다 쳐도, 내가 가정을 꾸리고 내 아이가 아빠라고 부르며, 내게 달려와 저렇게 묻는다면...?
흐음... 난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까...

 

집에 들어와서, 이렇게 글을 올리는 순간까지도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생각 좀 해봐야 겠는걸...'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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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is a good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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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no good thing ever dies."    영화, "쇼생크 탈출" 中, Andy의 마지막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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