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곱등이 이야기

by 트럭김정웅 posted Sep 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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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사회생활의 피곤함과 귀차니즘으로 자주 사이트에 못들어오게 되네요..

오늘은 요즘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곱등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얼마전 저희 집에 곱등이가 나타났습니다. 방에 나타난건 아니구요.. 집이 지하라 현관쪽에 한마리가 있더군요.
촌에서 자란지라 벌레따위는 별로 무서워 하지 않는데.. 어두컴컴한 지하쪽에 평소에 보지 못한 벌레한마리가 있기에 약간 무섭더군요.

그리곤 몇일이 지났는데 곱등이가 3마리로 늘어있었습니다.
왠지 불길한 기분에 회사 출근해서 뉴스를 검색하고 있는데.. 곱등이에 대한 기사들이 대거 등장하더군요.
곱등이가 춘천에서 몇천마리가 나타났네, 곱등이 연가시가 어쨋네 하면서 말이죠.

아우.. 집이 지하라 여름이면 습하고 그래서 벌레가 생길까봐 밥도 잘 안해먹는데.. 작은 벌레도 아니고 곱등이가 생겨서 미치겠더군요..
근데 이리저리 웹서핑으로 정보를 보니 곱등이에 대한 정보들이 속속 들어오더군요.

몇가지 기억나는 것은

곱등이는 해충이 아니다.
집에 서식하는 곤충중에서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다.
위험한 곤충이 아니다. (물거나 그러지 않는다)

머 이런내용들이었습니다. 연가시에 대한 이야기와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일단 정보를 얻었으니 이놈의 곱등이들을 어찌 처리해야 될까 고민했습죠..

그리곤 생각끝에 내린결론은 그냥 내버려 두는것이었습니다.
지하방이라 청소나 손길이 닿지 않는 현관에 서식하는지라 별로 상관이 없었고 혹시나 생길지 모르는 바퀴나 다른 벌레에 대한 대비쯤으로 생각하고 개채수가 늘면 몇마리 처리할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어느날 맞아들어 갔습니다. ㅎㅎ

아침에 출근할려고 집에서 나오는데 현관 벽에 커다란 바퀴벌레 한마리가 붙어 있더군요. 흠칫하며 놀랐는데.. 이놈이 사람이 지나가는데도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는거에요.. 더 웃긴건.. 바퀴벌레가 잘생겼다는겁니다.ㅡㅡ 진짜 애완용으로 키우는 바퀴처럼 잘생겼고 몸집도 좋았고.. 암튼 그래서 이놈이 어디서 왔나 하고 잠깐 보고 있는데..

우리집에서 서식하고 있는 곱등이 3마리가 바닥쪽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겁니다.

말그대로 곱등이와 바퀴의 대치상황이었죠.. 계단에 서서 보고 있자니 웃기기도 하고.. 여름이라 습해서 벌레가 생가는게 걱정도 되긴했지만 일단 출근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퇴근을 해서 집에 들어오는데 낮에 그놈들이 아직도 대치중인겁니다. ㅋㅋ
웃기지도 않아서 영역싸움을 하고 있는건지. ㅋㅋㅋ

일단은 곱등이는 제가 키우기로 마음먹었으니 바퀴를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머 밖에 버리는건 아니구요 신발로 쳐서 죽였습니다. 일반 바퀴보다 커서 벽에붙은놈 쳐서 떨어졌는데 "쳑~"하는 소리가 날정도로 징그럽더군요.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현관에 내버려 뒀습니다. 한 1시간쯤 흘렀을까요.. 방에서 TV 보다가 화장실 갈려고 나갔는데 좀전에 죽인 바퀴가 없는거에요..

ㅋㅋㅋㅋㅋ


곱등이가 다먹어 치웠더군요.. ㅎㅎ
무서운놈들..


왠지모르게.. 곱등이가 생긴이후로 계단쪽에 거미나 날파리 종류의 벌레들은 없어졌구요.. 이상하게 깨끗하더군요..
아침마다 출근할때면 현관에서 곱등이 3마리가 배웅도 해주고..
사람이 외로우니 별걸다..ㅜㅡㅜ

근데 최근이 이놈의 곱등이들이 가출을 했습니다.
비도 안오고 날씨가 좋아지니 놀러간건지..
아님 먹을께 없어서 떠난건지.. ㅜㅜ
곱등이가 없어진 이후로 다시 거미랑, 날파리 같은것들이 생기네요..


아 곱등아 어디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