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어디에..

by 루피 posted May 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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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에 갔다가 날씨도 좋길래..
산보하는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교차로 횡단보도 앞에 후배 미영이가 서있는 것이 보였다..

회색 캐쥬얼정장에 까만 뿔테 안경을 끼고..
상대방이 전화를 안받는지 계속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길래..

워  니 : 미영아~ 좋은 날씨~

라고 인사를 했다..
그런데.. 미영이.. 날 보고는 그냥 고개를 돌린다..

어라.. 날 못봤나?
라는 생각에 옆으로 지나갈때 손을 흔들며..

워  니 : 미영아~ 미영아~ 미영아~

라며 계속 불렀다..

미영이 그제서야 날 다시 보는데..
이번에도 역시.. 모르는 사람을 본 것처럼..
그냥 고개를 돌린다..

얼레? 날 못알아보는건가?
엊그저께는 자기가 먼저 알아보며 인사하더니..
오늘은 우째 못알아본데..?
혹시.. 쟤가 맨날 술먹을때만 날봐서 맨정신으로는 날 못알아보는건가?;;

라고 생각하면서 집으로 왔다..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켰는데..
마침 네이트온에 미영이가 있는게 보였다..
그래서 미영이에게 대화신청을 하고는 방금 전 얘기를 했다..

워  니 : 너 아까 나 못봤어?
미  영 : 네? 무슨.. 지금 회산데 오늘 시내엔 나간 적도 없는데요?
워  니 : 얼레? 아까 회색 정장에 뿔테 안경을 낀 모습으로 시내 있지 않았어?
미  영 : 전 안경 안쓰는데요? 잘못 보신거 아니예요?
워  니 : 얼레? 잠시만.. 그럼 쌍둥이 언니나 동생은 없어?
미  영 : 아뇨.. 남동생이 있기는 하지만.. 언니나 동생은 없는데요?
             혹시 날이 더워 헛것을 보신거 아니예요?

헉.. 이럴수가..;;;
얘가 그렇게 흔한 얼굴도 아니고..
그렇다면 포항에 미영이랑 같이 생긴 사람이 두명이나 있단말인가..?;;;

난 이 사실이 너무 놀라워..
방금 내가 경험한 것을 계속 말했지만..
미영인 내가 더위를 먹은 거라며 믿지 않았다..

난 인정할 수 없었다..
더위를 먹은 것도 인정할 수 없었지만..
그보다 이 놀라운 사실을 나만 겪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
그 아가씨를 찾으러 다시 밖으로 나갔다..

잠시후..  가짜(?) 미영이가 서 있던 그 장소에 도착했지만..
가짜 미영인 없었다..

순간 추리를 했다..

워  니 : 아까의 옷차림으로 볼때..
             그건 놀러 나온게 아니라 근무하러 나온 사람의 복장이었어..
             더군다나 근무중에 시내에 나온 걸 보면 볼일이 있어 나왔을거야..
             그리고 비록 횡단보도에 서 있기는 했지만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건너지 않은걸 보면..
             그 장소에서 회사 동료나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서 있었던 걸거야..
             더군다나 계속 전화를 한걸 보면 만나기로 한 사람이 아직 안나타난거겠지..
             아.. 어쩌면 그 만나기로 한 사람과 만났을지도 몰라..
             그리고 다시 회사로 들어갔을지도..

여기까지 추리를 하는데.. 앗~!!!
내 앞으로 엄청 이쁜 아가씨가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정말 얼굴도 착하지만..
더 놀라운건.. 반바지를 입었는데.. 정말 짧은 반바지를 입은 것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아가씨를 따라갔다..

워  니 : 와우.. 포항에 저렇게 멋찐 아가씨가 있었다니.. 오오..

라는 감탄을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워  니 : 자..잠시만.. 난 지금 가짜 미영이를 찾으러 나온거잖아.. 
             아아~~ 이러면 안돼~~ 아.. 이거 진짜 더위 먹겠는걸..

하며 주위를 보니..
생과일 쥬스 가게가 보이길래..
복숭아 아이스티를 사고는 시내쪽으로 걸어갔다..

워  니 : 흠.. 여기에서 가짜 미영이를 찾을 가능성은 없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앞에 청치마를 입고 벤치에 앉아있는 두 명의 아가씨가 보였다..
그런데.. 그 중 한명이 다리를 오무리지 않고 앉아 있는게 아닌가..

워  니 : 어라.. 그렇게 짧지는 않지만..
             저 정도 치마에 저렇게 벌리고 있으면 속옷이 보일 위험이.. 아.. 보인다..;;;

아.. 이거 어떻하지.. 말해줘야하나..?
라고 생각을 했지만..
용기가 나질않아 말해주지 못하고 그냥 지나갔다..

워  니 : 아니지.. 역시 말해주는게 낫겠지?
              아.. 아니야.. 다른 것도 아니고.. 그런 얘기는 모양새가 좀..
              그래도.. 말해주는게 나을라나..? 아.. 아냐아냐..

하며 고민하다가 또 깨달았다..

워  니 : 아.. 맞다.. 난 가짜 미영이를 찾으러 왔잖아~ 아~ 진짜~!!!

다시 한번 반성하고는.. 또 다시 추리를 했다..

워  니 : 맞아.. 범인은 범행장소에 다시 돌아온다고 했어..
              다시 조흥은행쪽으로 가보자..
              여기보단 거기가 더 찾을 가능성이 많을거야..

여기까지 생각한 나는 다시 조흥은행쪽으로 발걸음을 돌려 열심히 걸어가는데.. 앗~!!!
또 만나고야 말았다..
아까 조흥은행에서 만난 그 이쁜 아가씨..

와우~~ 하루에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만나다니..
오늘 재수가 엄청 좋은걸.. 어쩌면 인연일지도.. =ㅂ=

그래서 또 그 아가씨를 따라간 것 같다..

그리고 잠시후.. 정신을 차리니..
어딘지도 모를 횡단보도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 할수없지..
오늘은 못찾았지만..
다음엔 꼭 찾고야 말리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