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처음 시장에서 선을 보였을땐 인텔 호환 CPU라고 광고했었고, K6 시리즈가 출시될때까지 가격대 성능비에서 최고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고, 국내에선 그 막강한 오버클러킹과 앉은자리에서 무조건 1:1교체라는 AS신공으로도 많은 지지를 얻었지만, AS 파동과 점점 정체성을 잃은 제품 로드맵으로 말미암아 점점 더 인식이 안좋아졌죠.

 

한때는 열이 많고, 주변기기의 호환성이 고생스럽더라도 비교적 저렴한 AMD CPU와 AMD CPU호환 칩셋의 대명사 VIA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로 저렴하게 시스템을 맞추고 오버클러킹 신공으로 거의 반값으로 인텔의 고클럭 CPU가 장착된 시스템에 삐까삐까한 성능을 뽑아내기도 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인텔도 공룡이지만 AMD도 공룡이 되어버린듯 싶네요.

AMD라는 공룡이 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이너리티한것은 여전하지만, 대기업 포스가 뿜어져 나오는 위압적인 태도는 확실히 그 옛날의 AMD는 아닌듯 싶습니다.

 

안정성과 호환성을 포기하는 댓가로 AS와 막강했던 오버클러킹을 선택했었던 과거와는 제품의 성격도 많이 변했더군요.

 

후배넘이 어제 작업실을 개업해서 잠깐 다녀왔는데, 옵테론을 사용한 렌더팜을 구축해두었더군요.

 

집들이 축하하려고 모인 사람들이 가장 먼저하는것이 집구경이듯, 저 역시 이 장비 저 장비 만져도 보고 구경도 하고 했는데...

 

렌더팜이라고 꾸며놓은것이 상당히 멋져 보이는 캐비넷에 2U 케이스가 8개 정도가 장착된걸 보고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한번 돌려보자고 꼬셔서 가동해봤습니다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중간에 네트웍 자체가 튕겨져 나가더군요. ㅎㅎ...

 

결국 렌더팜의 시연은 실패했고, 근처 중국 요리점에 가서 뒷풀이를 하고 왔습니다만, 오늘 후배넘에게 전화가 왔는데, 렌더팜의 구입처에 AS를 맡겼는데, 부품간의 충돌 문제로 메인보드와 파워, RAM을 바꿔야 한다는 군요.

CPU를 사용하기 위해 죄다 바꿔야한다는건데, 참 난감한 문제죠.

뭐 본인도 환불 조치를 받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AMD의 안정성과 호환성은 문제가 많은것 같습니다.

 

저렴하고 막가파식 AS로 여러 유저들에게 꿈을 주었던 과거의 AMD가 오늘날은 ATi를 먹고 더 막강해진 공룡의 모습이나 진배없군요.

 

비슷한 수준의 인텔 베이스의 렌더팜을 구축하려면 단가가 훨씬 높기는 하지만,

 

일반작업이나, 슈퍼컴퓨터급의 대형 클러스터 프로젝트를 구축해서 복잡한 수식계산을 해야하는 경우엔 AMD CPU의 높은 계산 파워가 힘을 발휘한다고는 하지만 렌더팜이라는 특정한 작업에서는 그 하드웨어의 구성상 호환성이 좋아야 하고, 몇주간 돌려도 뻑나지 않는 안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좀 더 발전을 해야 할 듯 싶습니다.

 

여전히 이 업계에서 기준은 인텔 호환이지 AMD 호환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인텔이 그토록 욕쳐먹어면서 업계에서 살아남는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것 같습니다.

 

요즘 인텔은 더이상 인텔 코리아의 독점 수입 독점 판매 독점 정품화를 꾀하는것 같지도 않고, 국내에 여러 디스트리뷰트를 두고 판매시장을 좀 더 활성화하고, 일찌기 계속되어온 비공식적인 오버클러킹 역시 아직까지 막아놓고 있지 않고 있고요.

설마 기술이 없어서 오버클러킹을 못 막지는 않을겁니다.

하다못해 제온도 오버클러킹이 되니까요.

FSB가 533짜리 제온을 FSB800을 먹여도 아무문제없이 몇년을 사용하는것도 인텔 제품이니까요. ㅎㅎ...

AS도 원래 인텔 AS는 유명했었죠.

AS 신청하면, 시리얼 불러주고 정품 확인 받으면 그날로 바로 페덱스 와서 CPU 가져가서, 2주나 3주후에 같은 제품 또는 한단계 높은 CPU가 싱가폴에서 날아오죠.

AMD의 무조건적인 1:1 교체가 이젠 옛말이 된 지금엔 인텔의 AS가 더 믿음직 합니다.

 

AMD는 점점 자신의 장점과 색깔을 잃어가고 있고, 인텔은 점점 더 막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요?

 

개인적으로 마이너를 좋아하는 기호인지라 AMD 제품군을 사용하는것을 선호하곤 했었는데, 이젠 AMD는 인텔보다 더 메이저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