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온갖 잡병과 사투를 벌이며...

by 슈퍼맨 posted Oct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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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온갖 잡병에 휘둘린채 불쌍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흔하디 흔한 몸살 동반 종합감기에 오른발 근막염, 왼발목 접지르고, 몇해전 렌더링 머신으로 꾸며 놓은 태고적 골동품 케이스를 옮기다가 왼손 중지 손톱이 깨어지고, 몇일간 이런저런 고통속에서 노가다의 연속을 당하다 보니 피곤해서 입술은 퉁퉁 붓고, 입안엔 혓바늘까지...

도저히 못버티겠더군요.
한넘씩 덤비면 어찌어찌 해볼터인데 한꺼번에 몰아치니 아주 돌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결국 쉬기로 결심하고, 아픈다리를 질질 끌면서-근막염 부위는 걸을때 마다 욱신거리고 엄청 부어서 발가락 조차도 안 움직입니다. 발목 접지른 왼발은 아예 반기브스 상태- 무려 30분이나 비지땀을 흘리며 자가용에 탑승...

클라이언트 회사에 가서 상태를 확인시켜 드리고, 물론 동정표를 얻기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만...

다행히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지라 납기시한을 2주정도 늘렸습니다.
약간의 위로금까지 삥뜯고 술도 한잔 얻어 먹었습니다만...

어쨌든 2주정도 푸욱 쉴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아~

잊을만 하면 날라오는 입영영장~

민방위 훈련 통지서가 날라오네요.

여차저차한 관계로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고향집으로 되어 있는지라, 이왕이렇게 된 거 추석때 못내려간 벌이다 싶어 그저께 늦게나마 내려갔죠.

부모님이 무척이나 놀래시더군요.

하긴 제꼴이 말이 아니었어니까요.

객지에 나가서 고생하는 자식들 생각하는 부모님 심정이야 오죽하시겠습니까?

그런데 근 몇개월만에 보는 자식이 한쪽 발은 반기브스에 다른 한쪽 발은 절뚝거리며, 손가락에 붕대가 철철 감겨져 있고, 밤새 기침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니...

쩝~

면목이 없었습니다.
너무 죄송하더군요.

이 나이먹도록 뭐 하나 해놓은것도 없이 이래저래 속만 썩여 드린것 같아 안구에서 땀이 날뻔 했습니다.

아픈몸 이끌고 내려가서 부모님께 걱정만 잔뜩 끼쳐 드리고 어제 민방위 교육 받으러 갔더니만, 동창생들로 버글버글 하더군요.

전부 아저씨삘이 가득한 녀석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하기도 하면서 반갑더군요.

녀석들에게도 좋은 모습 보여줬어면 좋으련만 몸에 이런저런 악세사리를 하고 나타나니 많이 걱정해주기도 하고, 또 제 반기브스에 왕창 낙서를 하기도 하고...

하하... 이럴땐 꼭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간듯한 느낌입니다.

4천년 같은 4시간 짜리 민방위 교육 마치고, 친구들과 점심먹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더니, 기획안 올려놓았던 일이 통과 되었다고 다음주까지 프리젠테이션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더니...

프리랜서에게 특히 요즘같은 극심한 불경기속에서 단비와 같은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몸에 온갖 잡병들이 내려 앉으니 이걸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됩니다.

쉬어야 한다는건 자신이 알고, 의사도 푹 쉬라고는 하는데...

사람 욕심이란 끝도 없어니...

그래도 하긴 해야겠죠.

어차피 물감질로 대학가기로 작심했던 예전부터 지금 컴퓨터 앞에서 타자치는 이 순간까지 종류는 달랐지만 하는 일이 노가다인건 변함 없는 사실이고, 그렇게 지나온 세월보다 더 많은 시간을 노가다로 보내야 할 인생이기에 어쩔 수 없을것 같습니다.



뜬금없지만, 정형외과에서도 감기 진찰을 해주고 주사도 놔주는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물리치료 받으러 갔는데, 감기 기운 있다고 하니까 주사놔주고 처방전도 써주더군요.
감기는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모든 병원에서 취급 가능한건지 모르겠지만, 감기 주사까지 합쳐서 오늘 제 방탱이는 완전 폭격 맞았습니다.
근막염 주사 두방, 진통제 한방, 감기약 두방...
간호원 아줌씨의 매서운 곤장도 다섯방...

의자에 앉아 있기가 괴롭습니다.

비도 꼬질꼬질 오고, 주사 맞고 약먹어서 인지 뇌가 오바이트를 해대네요^^

어쨌든 회원 여러분 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진짜 인생이 불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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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