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냐 디자인이냐.

by .피. posted Oct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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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이 유저분들의 열띤 참여가 없어 그냥 평소생각했던 생각을 지껄여 봅니다.


Q1: 당신의 경력은 ?


Q2: 작업을 전개하기 전 레퍼런스를 참고 하십니까?


Q3: 완성된 자신의 작품이 레퍼런스와 몇 퍼센트 동일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단 디자인 업계의 실태를 살펴보면 레퍼런스(카피)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곳은 유일하게 "VJ" 나 "공연영상" 쪽 분야

그나마 창작의 의지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시영상"은 그나마 창작을 유지하는 것 처럼 보였으나. 그 역시 현재는 "레퍼런스" 일색


대부분의 디자인 (영상, 편집, 제품, 패키지, 웹 기타등등) 업체들은 역시나 카피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기술이냐 디자인이냐?



회사마다 구인조건에 종종 " 우리 회사는 기술적(툴) 능력보다는 디자인적인 면을 우선시 한다 " 

라는 문구를 보게 됩니다.


자 그럼 

그들이 강조하고 있는 디자인은 무엇인가?

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상 학창시절 접하고 의식했던 "디자인"에 대한 정의는

사실 대한민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디자인"과는 거리가 멉니다.


저 역시도 20대초 실무에 들어와 처음 느꼈던 이미지는 

"이건 아닌데..= =;;"


1. 레퍼런스를 100% 카피해서 만들어낸 작품을 " 디자인을 잘했네 " 라고 평가하기에는 좀 애석한 부분이 있습니다.

2. 레퍼런스를 60% 정도 카피하고 다른 레퍼런스에서 40% 정도 짜깁기 한 작품을 " 디자인 잘했네 " 라고 결론 짓기에도

    무언가 불편한 구석이 있습니다.

3. 보통 실무에서는 3개에서 4개정도의 레퍼런스를 짜깁기해서 만들어 내는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위의 같이 만들어진 결과물이 우리가 배웠던 "디자인" 입니까?


요새는 아래의 사례와 같은 영상디자인 작품을 많이 보게됩니다.


정말 누가 보아도 정말 그럴싸 하고 잘되어있는 작품입니다.

이것을 분석해보면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기초 뼈대 작업을 하고 그위에 "비디오 하이브" 같은 프리셋을

잘 버무려서 레퍼런스와 동일한 느낌을 감추면서 클라이언트의 화려하고 심플한? 요구가 잘 드러나도록

만든 작품을 어디서나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이러한 작품이 디자인이 잘되어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해야 할지는 각자의 해석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사례1)   빠른 퇴사형 ( 2개월 ~ 4개월 소요 )

컨셉이 정해지고 업무지시에 의해 자신의 배경지식과 창작의 나래를 펴서 그럴싸하고 설득력있는 스토리보드 혹은 콘티가

만들어 졌지만. 전개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속속 드러나고 특히나 자신이 하고자 약속했던 스토리보드상 "표현"부분에서

기술적으로 구현하지 못하고 자기스스로 자폭. 상사에게 핀잔만 듣다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퇴사


사례2)  시기가 일정치 않은 퇴사형 ( 6개월 ~  개인적 자괴감이 달할 때 )

기술적인 부분을 등한시하고 디자인에 승부수가 있다 생각했지만, 실상은 끝이없는 "카피" "레퍼런스" 자료찾기와

경력 4~5년 차가 되었어도 매번 비슷비슷한 영상과 표현방법. 반복되는 노가다. 스스로 정체하고 있음에 회의를 느끼고 이직 내지는 퇴사 (관리자 급의 위치면 일선에서 자연스럽게 물러남)


사례3)  가장빠른 퇴사형 ( 1개월 ~ 3개월 소요 )

신입 혹은 인턴으로 입사했으나. 제시된 "레퍼런스" 혹은 "카피" 작품을 기술적으로 구현하지 못하고 인턴기간 내내 "자료"찾기 업무내지 허드레 일만 줄곧 하다 일에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퇴사 


사례4)  1년 경력직 퇴사형 ( 8개월 ~ 12개월 소요 )

기술적인 부분은 갖추어져 있으나. "레퍼런스"의 해석에 서투르거나. 의도적으로 자신의 느낌이나 창작을 잘 못넣어

결과물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 회사 부적응자로 낙인 찍히고 퇴사


위의 사례1~4 에서 보는 것 처럼

대부분의 디자인회사에서 이루어 지는 행태는 아쉽지만


* "레퍼런스"를 누가 더 좋은것을 확보하고 있느냐.

* 누가 더 "레퍼런스"를 재해석 (짜깁기) 할 수 있느냐.

* 최신의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하느냐. 


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실무의 현실입니다.


디자인이 우선해야 합니다 라는 주장에서는

자신들이 가졌던 디자인에 대한 꿈과 이상향을 다시금 불태워 채워줄 그 어디에 존재 할것만 같은

혹은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역설적으로 디자인을 정말 잘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부분이 약해서 해고 당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 합니다.


디자인은 어차피 "레퍼런스"로 매꿀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당장 기술을 배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외국처럼 테크니컬 디렉터나 기술자문이 상주하는 회사면 몰라도

디자이너 + 디자이너 + 디자이너 로 구성된 회사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디자인적인 부분을 우선으로 보고있습니다.

도대체 대한민국의 디자인은 어디에서 오는겁니까?

설마 "레퍼런스"를 디자인 이라고 오인하며 작업하고 있는 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밥상머리에서

" 우리아들 공부 되게 안해서 엄마 속상했는데. 디자인 기술 배워서 먹고 사네? "

" 에? ....으 음 (끄덕끄덕)  "


친구녀석이 술자리에서

" 야이씨 디자이너가 한국에서 왜 전문직이냐. 서비스 기술직이지 안그러냐? "

" 에? ....뭐 생각해 보니 그렇네  "



전 무슨얘기를 쓰려 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