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은 지나갔지만..

by 루피 posted May 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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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서 MRI중간검사를 받으셔야 해서 병원에 갔었습니다..

작년 7월달에도 검사를 받았는데..
추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와 추가 수술을 받던중..
또 다시 뇌출혈이 생겨 또 다시 입원을 했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검사 결과가 잘나와야 되는데.. 라는 마음으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매우 잘나왔습니다.. 아.. 어찌나 다행인지.. ㅜㅜ

그런데.. 어머니께서 검사를 받으실때 밖에서 기다리던중..
작년 7월에 어머니께서 중환자실로 입원하셨을때..
같이 중환자 대기실에 있었던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그분은 아들이 이제 겨우 22살의 군인인데..
자동차 사고가 나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쳐 입원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랑 이름이 같았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기억이 나더군요..

여기는 뇌전문 병원이라서..
환자가 죽을지.. 살지.. 아님..
살기위해서는 환자와 가족이 몇 년을 고생해야 될지.. 등..
그 모든 것이 1주일이면 결론이 나더군요..
다만.. 그걸 가족들이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릴 뿐이죠..

어쨎든 그 친구는 1주일이 지난 결과..
의식불명과 함께 살아도 식물인간이 될거라는 판명이 나왔습니다..

보통 다른 분들은 그런 상황이 되면 치료를 포기하고 장례 준비를 하는데..
그 아주머니는 포기를 안하시더군요..

시간이 흘러 저의 어미니는 다행이도 많이 좋아지셔서 퇴원을 하셨지만..
그 친구는 그때까지도 계속 의식불명에서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었습니다..

그후.. 어머니를 모시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갔을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중환자 대기실에 들렸었는데..
그때마다 아주머니께서 안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상태가 좋아져서 퇴원을 했나..
아님.. 다른 병원으로 옮기셨나.. 하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번에 거의 9개월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얼굴이 검게 많이 타셨더라구요..
그리고 살도 많이 빠지셨고..

알고 봤더니.. 아들이 아직 의식은 없지만 그래도 다행이 눈을 떠..
준중환자실로 옮기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병간호를 하셨다고 하더군요..
집이 진해이신데.. 이 낯선 포항에 있는 병원에서..
혼자 몸으로 10개월간 지금까지 계속..

병간호하면 사실.. 환자 옆에서 꼼짝을 못합니다..
거의 24시간을 환자와 같이 생활해야 하죠..
그런데도 그렇게 많이 타신게 좀 이상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자식 걱정에 부모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는게..
바로 저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요..

순간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다시한번 부모님께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