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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와 클라라, 네로와 파트라슈, 톰소여와 허클베리핀, 세라와 세디, 그리고 빨강 머린 앤과
너구리 라스칼, 키다리 아저씨, 피터 팬, 돌고래 티코, 로미오가 있는 곳 … 세계 명작 극장



첫번째 일요일에서 마지막 일요일까지의 추억


올해로 애니메이션을 송출하기 시작한지 43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일본의 TV 애니메이션계에는 매년 1월 첫째 주 일요일에 시작해서 12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끝나는(그리고 다시 익년 1월 첫째 주 일요일에는 다음 시리즈가 방송) 규칙적인 시리즈물이 있었다. 아니 규칙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하나의 전통처럼 각인되어 있는 이 TV 애니메이션들은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바로 세계 명작 극장이다.




지난 1975년. 전신격인 즈이요 영상(ズイヨ-映像)을 새롭게 합병하여 출발한 닛폰 애니메이션사는 토에이 동화가 흥행성이 없다는 이유로 극장용 세계 명작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포기한 직후 바로 이 토에이 세계 명작 스탭을 고스란히 흡수하여 설립된 제작사이다.




때문에 토에이 동화의 상업주의 전락(인기 원작 만화의 판권을 사재기하여 애니메이션화)에 반기를 품은 모리 야스지(미야자키 하야오의 스승)를 비롯하여 야부시타 타이지(일본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백사전' 감독), 쿠로다 요시오(세계 명작 극장의 에이스 감독). 그리고 타카하타 이사오, 미야자키 하야오, 콘도 요시후미, 콘도 카쯔야로 이어지는 세계 명작 문파가 닛폰 애니메이션사라는 단일 프로덕션에 결집됨으로서 세계 명작 극장은 TV 시리즈로 새롭게 계승될 수 있었던 것이다.




1974년 1월 6일 방영을 시작해 12월 29일 종영된 요한나 스피리 원작의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닛폰 세계 명작 스탭의 전초작으로서 이 작품은 이전까지 일본을 무대(특히 패전 이후의 어수선한 일본)로한 일련의 작품들에 실증을 느끼고 있었던 시청자들에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알프스의 푸른 초원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며 성인층에게 까지 큰 호응을 얻게 된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로 세계 명작 극장의 흥행 가능성에 자신감을 갖게된 스탭들은 이듬해 프로덕션의 명칭을 즈이요 영상에서 닛폰 애니메이션사로 정식 법인화시키고 지금까지 일본인들의 가슴에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여운을 남긴 전대미문의 세계 명작 극장 <프란다스의 개>를 쿠로다 요시오 감독의 연출로 1975년 1월 5일부터 방영 개시 한다.






역시 그해 12월 28일 최종회가 방영된 이 작품은 루벤스의 그림 앞에서 천사들의 배웅을 받으며 하늘로 승천해 올라갔던 네로와 파트라슈의 라스트 씬이 연말 분위기와 맞물려 집집마다 눈물바다를 이루게 했고 최근까지도 이 장면은 여러 앙케이트 조사를 통해 일본 TV 애니메이션사의 역대 최고 엔딩으로 기억되고 있다.




<프란다스의 개>가 남긴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인 이듬해 1월 4일. 다시 닛폰 애니메이션사는 <엄마 찾아 삼만리, 母おたずね三千里>로 감동의 릴레이를 이어가게 된다. 본래 아미치스 원작의 <사랑의 학교, Cuore>에 수록된 에피소드로 출발해 오히려 <사랑의 학교> 보다 더 유명한 명작 동화로 구전되고 있는 이 작품 역시 그해 12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주인공 마르코와 어머니의 상봉 장면이 방영 되면서 시청자들을 다시 한번 벅찬 감동의 도가니에 몰아넣는다.




이후 닛폰 애니메이션사는 매년 1월 첫째 주 일요일∼12월 마지막 주 일요일의 공식을 어김없이 이어가며 세계 명작 극장 전성시대를 구가하게 된다. 주인공 스털링과 라스칼의 이별 장면이 <시튼 동물기>와는 또 다른 감동을 자아낸 스털링 노이스 원작의 <미국 너구리 라스칼 1977>, 펠리네의 따뜻한 정성이 할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는 엑터 멀로 원작의 <펠리네 이야기 1978> 등과 같은 숨겨진 세계 명작들이 새롭게 조명 되는 한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미래 소년 코난 1978>과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빨강 머리 앤 1979>이 연달아 방영 되었고 '♬~ 톰톰톰. 톰이 가는 모험 길에 거칠 것 없다~' <톰소여의 모험 1980>과 '♬~ 빨간 꽃잎. 머리 꽃은. 예쁜 소녀 플로네~' <플로네의 모험 1981> 등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린 것이다.


그리고 이 인기는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장르의 다양화가 촉진 되면서 본격적인 상업 애니메이션 시대를 맞이한 상황 속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남쪽의 무지개 루시 1982>, <알프스 소녀 안네트 1983>, <목장 소녀 캐트리 1984>, <소공녀 세라 1985>, <사랑 소녀 폴리아나 이야기 1986>, <작은 아씨들 1987>, <소공자 세디 1988>, <피터팬의 모험 1989>, <키다리 아저씨 1990>… 로 이어지는 후속 시리즈들의 연이은 성공으로 닛폰 애니메이션사의 세계 명작 극장은 1990년대의 문턱까지 롱런하게 된다.

국경을 초월하는 명작의 의미


그런데 지난 1996년 8월 18일. 일본의 5대 일간지에 층격적인 기사가 실린다. 지난 22년 동안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명작의 향수를 송출해온 닛폰 애니메이션사의 세계 명작 극장이 당시 방영중이던 <명견 래시>의 급격한 시청률 하락으로 중도하차하는 대사건이 벌어진 것이었다.

물론 세계 명작 극장의 위태로운 시청률 외줄타기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돌발 사태는 아니었다. 원작으로 사용할 명작의 소재가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던 상황 속에서 작품의 내용 보다 미형 주인공의 등장 여부에 따라 인기도가 가감되는 시청자들의 변화된 기호 또한 세계 명작 극장의 숨통을 조여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들어와 <알프스의 메아리 1991> 만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을 뿐, 후속 시리즈였던 <대초원의 꼬마 천사 부슈 베이비 1992>와 <작은 아씨들 - 난과 죠 선생 1993>이 모두 바닥권의 시청률로 연명하며 52주 방영분을 채우기에 급급한 형태로 방송 되어야 했고 이 무렵 이미 세계 명작 극장은 뇌사 판정을 받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세계 명작 극장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닛폰 애니메이션사의 자구책 또한 결사적이었다. 지난 20년간의 시청률을 담보로 후지 TV를 설득하는 한편, 미국의 IBM사를 투자자로 유치하는 수완을 발휘. 이전까지 세계 명작 극장의 고풍스런 느낌을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자체 기획물 <돌고래 요정 티코>를 1994년 1월 16일부터 방영 개시하여 청소년층으로부터 기대 이상의 높은 반응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 1월 8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리자 테쓰너 원작의 <로미오의 푸른 하늘 1995>이 지금까지 방영된 세계 명작 극장을 통틀어 역대 3위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믿기지 않는 감동의 대미를 장식하며 세계 명작 극장의 부활을 예견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 2작품의 폭발적 성공에 대한 자만심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원작 선정을 잘못한 것이었는지 1996년 1월 14일에 첫 회가 방영된 <명견 래시>는 시종일관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발 시키지 못한 채 결국 제 32화를 끝으로 중도 하차 하고 만다.




다급해진 닛폰 애니메이션사는 과거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 연출했던 <집 없는 아이 레미>를 새롭게 리메이크하여 1996년 9월 1일부터 긴급 편성했지만, 이 작품 역시 기대했던 과거의 명성을 재현해 내지 못한 채 이듬해 3월 어정쩡한 엔딩을 맞이하면서 세계 명작 극장은 쓸쓸한 대단원을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비록 닛폰 애니메이션사의 세계 명작 극장은 <집 없는 아이 레미>를 끝으로 22년만에 아쉬운 작별을 고하게 되었지만, 지금까지 이들 세계 명작 시리즈가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남겨 놓은 의의는 남다른 것이라 생각 된다.


분명 닛폰 세계 명작 극장의 원작들은 일본인의 창작물이 아닌 전세계 유명 문호들이 남긴 명작 동화를 기초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하지만 닛폰 애니메이션사는 회사의 이름에서 상징되고 있는 것처럼 세계 각국의 명작을 일본인의 시각에서 재구성하여 세계 시장에 역수출 함으로서 그동안 일본 애니메이션이 안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들을 말소 시키는 한편, 누구나 친숙하게 알고 있는 세계 명작 동화를 새롭고 또 자유롭게 각색해 보는 과정을 통해서 오히려 보다 일본적인(디즈니의 것과 다른) 세계 명작 애니메이션들을 재창조 해왔던 것이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알프스의 풀 내음과 하이디의 순결한 마음이 클라라를 기적적으로 걷게 만들었던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는, 실질적인 세계 명작 극장의 원조가 되는 작품으로서 타카하타·미야자키 콤비가 남긴 걸작중 하나이다.




♬~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 머리 앤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가 남긴 세계적인 명작으로서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에 의해서 티 없이 굳세게 살아가는 앤 셔얼리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선명히 전달되었고 그로인해 원작의 감동이 배가 되었다.(정여진씨가 부른 국내판 주제가도 오래 사랑 받고 있는 명주제가중 하나이다)



알렉산더 케이 원작의 <남겨진 사람들>을 기초로 구상된 <미래소년 코난>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특별한 의지에 의해서 세계 명작 극장과는 별개로 1978년 4월 4일부터 10월 31일까지 방영된 이례적인 부정기 시리즈물이었다.(금수레씨가 작곡한 국내판 주제가는 일본 원판을 능가하는 명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공자 세디>와 함께 프란시스 버네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소공녀 세라>. 돌아가신 아버지의 친구가 나타나 세라가 하녀에서 다시 공녀가 되는 마지막 회의 극적인 감동이 원작의 느낌 이상으로 연출된 작품이었다.(국내 방영 당시 마지막 회의 엔딩을 당시 국내 최고 여가수 이선희가 열창하여 큰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역시 전세계적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진 웹스터 원작의 <키다리 아저씨>는 닛폰 애니메이션사의 세계 명작 전성시대를 장식한 마지막 작품으로서 고아이지만 언제나 쾌활하고 기지가 있어 보이는 여주인공 쥬디 에버트의 캐릭터성이 매우 돋보이는 수작 이었다.(주제가를 일본 아니메 송의 여왕 호리에 미쯔코가 불러 화제가 되기도…)



닛폰 애니메이션사가 세계 명작 극장의 사활을 걸고 제작한 작품 <돌고래 요정 티코>. 하야시바라 메구미, 이케다 슈이치, 미즈타니 유코 등과 같은 초호화 성우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국내에서도 앵콜 성원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계 명작 극장의 존속을 위해 닛폰 애니메이션사가 마지막으로 빼들었던 카드인 <집 없는 아이 레미>. <프란더스의 개> 만큼이나 일본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명작이지만, 결과적으로 세계 명작 극장을 기사회생시키지 못한 채 이 작품을 끝으로 세계 명작 극장은 아쉬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루이스. 드라. 라메 원작의 <프란다스의 개>는 닛폰 애니메이션사의 세계 명작 시리즈 중에서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 작품으로서 지난 1997년에 과거 TV판 스태프에 의해 다시 극장판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개봉 당시 극장의 선전 문구가 "마음껏 울고 가십시오"였던 것을 보더라도 이 작품이 남긴 감동의 여운을 실감해 볼 수 있을 것이다.(일본에서 극장판이 개봉되던 무렵 국내 가수 이승환이 '프란다스의 개'를 편곡한 신보를 발표해 다시 한번 애창되었다)




일본 최고의 상업 방송 후지 TV의 일요일 골든 시청 타임(저녁 7시 30분)을 22년간이나 장악해 왔던 닛폰 애니메이션사의 세계 명작 극장은 비록 TV 무대는 은퇴했지만, 그 신화는 극장의 대형 스크린 위에서 또 한번 빛을 발하고 있다. 1997년에 개봉된 <프란다스의 개> 극장판에 이어서 닛폰 애니메이션사의 2번째 장편 세계 명작 극장 <엄마찾아 삼만리>가 시나 이스턴이 부른 주제가와 함께 또 한번의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역시 명작은 쉽게 잊혀지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리라…




출처 : http://kr.blog.yahoo.com/anicaps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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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2005.11.18 17:50
    마르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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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사마 2005.11.18 17:50
    저도 미야자키 설정집을 통해 많이 배껴묵고 살아용~~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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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LL 2005.11.18 17:50
    저때는 달리 장난감도 없고 저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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