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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루맛쇼 김재환 PD님 글

by 쏘리맨 posted Jun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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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루맛쇼 다들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외주 제작사 대표가 방송 3사에 선전포고를
했는데요, 여러글들중 엠비씨 사장에게 정면으로 쓴글 하나를 올려봅니다.

 이 다큐는 단지 맛집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까발리는 것에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미디어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송 외주일 주로 하는 저도 씁쓸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아무튼 다들 한번씩 이분 블로그 (트루맛쇼 공식 블로그)방문 해보세요... 

............................


TRUTH 8.

            브라보 My 김재철~~

 

 





MBC의 <트루맛쇼>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김재철 사장과 내 이름이 비슷한데 혹시 친인척 아니냐고

무척 불쾌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던데 절대 아니다.

우리 집안에 저런 종류의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가 왜 망신당하면서까지 나를 도우려고 나섰을까?

난 그를 전혀 모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은 이거밖에 없다. 전관예우!!

그렇다. 나는 그의 사랑스런 후배였던 것이다.


김재철 사장은 내게 무척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다.

TV에서 고현정 씨랑 나란히 서서 한명씩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던 그의 모습은

너무나 소탈하고 정감어린 음유시인처럼 보였다.

그런 그가 법정에서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사람들은 나에게로 와서 관객이 되었다.


그래... 좀 극단적이긴 했지만 공로는 인정하자.

앞으로 <트루맛쇼> 관객의 8할은 김재철 사장이 모아주는 거다.

이건 뭐 영화가 훌륭해서 보러오는 사람보다

김 사장에게 등 떠밀려 보러 오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그동안 착하게 살았더니 이런 로또를 맞는 날도 있구나 싶다.

고맙다. 김사장 화이링~

손등에 '참 잘했어요~' 도장 찍어주고 싶다.

계좌번호,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문자로 찍어주시면

3.3% 떼고 홍보대행 수수료 입금해 드리겠다.


그래도 앞으로 이런 자폭 노이즈 마케팅을 펼칠 때는

우리가 한 편이란 걸 너무 티나게 진행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난 당신이 무척 고맙긴 하지만 우리가 한 편이란 건... 좀 많이 창피하다.

이번 소동 덕분에 홍보는 잘 됐지만 당신이 노출됐다.

우리가 한 편이고 당신이 X-맨이란 게 알려진 이상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야겠다.

앞으로 <트루맛쇼> 홍보에 나설 땐 멍청한 측근들이나 변호사들 말만 듣지 말고

꼭 감독인 나와 상의 하에 진행해 주기 바란다. 


사장 대 사장으로 충고 하나 하자면 지금 당신 주변에 브레인이 없는 것 같다.

사람 너무 믿지 마라.

정권 바뀌고도 당신과 산에 같이 가줄 사람... 아무도 없다.

지금 본부장들? 당신의 오른팔?? 그 땐 다른 데 줄 대느라 산에 갈 시간 없다.

세상이 원래 그런 거다.

당신은 사장된 지 몇 년 안돼서 잘 모르겠지만

난 10년째 사장이라 사람들이 어떻게 확 바뀌는지 잘 안다.

임원들 다 정리하고 나를 특채해라.

당신이 <트루맛쇼> 홍보를 위해 벗고 뛰어줬으니 나도 싸게 해 드리겠다.

권력은 짧고 인류의 평균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당신의 긴 말년은 좀 많이 외로울 것 같다.

아, 당신에겐 MB가 있었지.

그래 말년에 같이 산을 오르며 더욱 호연지기를 길러라. 


MBC 김재철 사장은 최악의 선례를 남겼다.

그는 MB씨와 손 꼭 잡고 서로 위로해주며 은퇴하면 덜 외롭겠지만

앞으로 MBC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은 대기업과 권력의 공격이 있을 때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이 부메랑이 되어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어지간해선 흥분 안하는데 도저히 참아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기각 결정이 나기 전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던 MBC노조.

사실 김재철 씨보다 너희가 더 밉다.

노조 집행부에 친한 MBC 입사동기들이 있어 끝까지 자제하려 했지만 쓴다.

너희들 뭐냐?

그동안 사사건건 성명서 날리던 민첩함은 어디로 사라졌나?

당신들이 그토록 숭상하던 언론의 자유는 어디로 갔나?

돈과 권력의 공격으로부터 너희들을 지켜주던 그 대단한 표현의 자유에는

MBC가 공격당하면 자동으로 작동이 멈추는 센서라도 달려있나?

누군가 가장 힘들 때 오롯이 침묵으로 일관해오신 투사님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당신들의 이중 잣대... 역겹다.

차라리 김재철은 일관성이라도 있다.

이중적인 너희가 더 밉다. 

지난 주말 가처분 신청 자료가 송달된 후

재판 준비하느라 잠도 못자고 아무 일도 못했다.

앞으로 너희 PD와 기자들도 훨씬 많은 가처분 신청에 시달릴 거고

좋은 프로그램 만들기보다 소송 준비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다 쏟게 될 거다.  

참! 너희는 노동운동하는 사람들이었지.

MBC 언저리에서 너희들이 하기 싫어하는 프로그램 도맡아서 만들어주지만

최악의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아무런 저작권도 주어지지 않는 사람들을 방치하는 당신들이

노동운동하는 분들이란 걸 깜빡 잊고 있었다.

잠보다 춤을 더 사랑하던 나 같은 날라리도 이 부조리가 참 불편하고 못 견디겠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그렇게 평안한가?   

나는 날라리에다 너희들이 말하는 소위 자본 아닌가?

너희들은 진보적인 노동운동가이자 민주언론을 위한 투사 아닌가?

그런데 왜 그러고 사나?

하긴 이번 가처분 신청 주도한 백종문 편성본부장과 정호식 편성제작국장도

노조활동 열심히 하시던 투사 출신이었다는 걸 깜빡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김재철 사장님도 파업에 적극 참여하시던 투사셨다.

10년 후 당신들 노조 집행부에서 제 2의 김재철이 나오지 말란 법 없다.

(개콘 ‘두 분 토론’ 버전으로 읽어보자.) 진~보~? 진~~보~~?? 소나 키워라.

너희가 진보면 강북우파인 나는 극좌파다.

철 밥그릇 꼬옥 움켜쥐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으면

너희를 위해 촛불 들어주던 선한 사람들도 결국 너희들을 버릴 것이다.  


표현의 자유?

MBC 혹은 MB씨만의 표현의 자유?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기쁠 줄 알았는데 기분이 왜 이러냐.

전화기 꺼놓고 <쿵푸팬더 2>나 보면서 이 쓰라린 속을 달래야겠다.


 

(추신)

나와 우리 회사가 실컷 해먹다가 이제 다른 회사들 못 해먹도록 판을 엎는 거라고

음해하고 돌아다니는 일부 MBC 편성제작국 PD들.

너희들은 사람이 아니다. 복창해라. 똥! 덩! 어! 리! 그게 너희 정체성이다.

한 건만 찾아내면 된다. 그러면 게임 끝이다.

내가 창피해서 이렇게 나설 수 있겠나? 

만약 너희가 찾을 수 있다면 김재철 씨가 우리 친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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