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FX의 제살 깎아먹기

by .피. posted Sep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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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그래픽스 라이브의 편집장이신 이기명 편집장님이 쓰신 글입니다.
그래픽잡지의 관계자 이시지만, 누구보다 CG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있으신 분입니다.
이기명
    몇 년 전부터 국내 VFX 업계에서는 한정된 국내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A급은 아니지만, B급, C급의 헐리웃 작품의 VFX와 관련한 계약을 진행중이라는 얘기도 종종 들리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외진출 노력이 현실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는 시장은 중국과 대만 시장일 것입니다.

     

    <미래경찰>과 <적인걸>의 VFX 작업을 한국 업체가 담당했고, 곧 <천녀유혼>, <용문비각>과 같은 작품들이 한국 업체를 통해 VFX가 제작될 예정인데요. 그런데 최근 VFX 업체들의 행보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업체가 500컷에 30억에 맡기로 한 VFX 작업이 A 업체의 일정상의 이유로 작업을 못하게 되자, B라는 업체가 같은 작품의 900컷을 10억도 않되는 금액에 맡게 됐지요. 

    이러한 사례가 비일비재 해지자, 결국 앞서 한국에서 했던 VFX 작업들이 너무 비싸 것 아니었냐는 소문이 중국내에 돌기 시작했고, 따라서 앞서 작업했던 업체들도 중국으로부터 속인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고 있고, 최근엔 중국 업체가 한국에 외주를 주면서 무조건 최하의 단가를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한국 VFX의 해외 진출이 서서히 가시화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 안방(국내)에서 하던 덤핑 버릇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이는 결국 누워서 침뱉는 격이 되고 있으며, 스스로 공멸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는 꼴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VFX 업계 및 협의회 등, 최저 단가에 대한 기준안 마련이 시급하며,

    당장 내 입에 풀칠하는 것이 궁하다고 해서 자기 손 발을 다 자르고, 밭까지 다 팔아버리는 실수는 범하지 말하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한국 VFX는 어느 시장에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실력이 됐다고 봅니다.

    우리를 스스로 낮추고 제 살을 깎아먹는 짓은 이제 그만해야 할 것입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농부는 아사라도 침궐종자 - "농부는 꿂어죽더라도 종자를 베고 죽는다."

     

    이런 상황에 비유가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제살은 깎아먹지 마십시다.